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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대금 결제의 세 가지 길…송금·추심·신용장 총정리

먼저 보내고 나중에 받을 것인가, 은행을 얼마나 개입시킬 것인가. T/T 송금, D/P·D/A 추심, 신용장, 무역대금 결제 3방식의 구조와 리스크 배분을 한 장의 지도로 정리한다.

오늘은 무역대금 결제 구조에 다녀왔습니다.
무역대금 결제의 세 가지 길…송금·추심·신용장 총정리 대표 이미지

도토리경제가 신용장D/P·D/A를 각각 다룬 적이 있다. 오늘은 그 조각들을 한 장의 지도로 잇는다. 무역대금이 국경을 건너는 세 가지 길의 전체 구조다.

세 갈래 길의 지도

① 송금 (T/T), 가장 단순한 길. 수입자가 은행 송금으로 대금을 보낸다. 은행은 돈을 옮길 뿐 서류나 물품에 관여하지 않는다. 언제 보내느냐에 따라 성격이 정반대가 된다: 선지급이면 수입자가 “돈 보냈는데 물건이 안 오는” 위험을, 후지급이면 수출자가 “물건 보냈는데 돈이 안 오는” 위험을 진다.

② 추심 (D/P·D/A), 은행이 서류의 전달자로 개입한다. 수출자가 선적 서류를 은행망에 태워 보내면, 수입자는 대금을 내야(D/P) 또는 만기 지급을 약속해야(D/A) 서류를 받아 화물을 찾을 수 있다. 은행이 서류와 돈의 교환을 관리하지만, 지급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수입자가 서류 인수를 거절하면 화물은 항구에 떠 있게 된다.

③ 신용장 (L/C), 은행이 지급 약속의 주체로 들어선다. 수입자의 거래 은행이 “조건에 맞는 서류가 오면 은행이 지급을 확약한다”는 을 열고, 수출자는 선적 후 서류를 해 대금을 회수한다. 수출자의 회수 위험이 은행 신용으로 바뀌는 대신, 개설·통지·매입 수수료와 서류의 엄격성이라는 비용이 따른다.

구분송금 T/T추심 D/P·D/A신용장 L/C
은행의 역할돈 전달만서류·대금 교환 관리지급 확약
수출자 회수 위험후지급 시 최대중간 (인수 거절 위험)최소 (은행 신용)
비용·복잡도최소중간최대
전형적 용도신뢰 축적 후 표준중간 단계·관행 거래첫 거래·고액·고위험 시장

표에 안 적힌 네 번째 비용, 시간

위 표에는 수수료와 회수 위험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손익을 가장 크게 흔드는 항목이 하나 더 있다. 대금을 언제 받느냐다. 후지급 90일은 물건값을 90일 뒤의 환율로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달러 환율 10년 중 상위 18%
1,385
최저 1,058 2016년 8월부터 2,461개 관측 최고 1,554

자료: 한국은행 ECOS 경제통계시스템

창고에 쌓인 10년치 원/달러 환율을 60거래일(약 3개월) 창으로 밀며 2,401개 구간을 계산해 보았다. 결과는 이렇다.

유예 기간평균 절대변동상위 5%최대
약 1개월1.73%4.51%8.58%
약 2개월2.51%6.19%10.90%
약 3개월3.08%7.73%14.10%

3개월을 기다리면 원화 수취액이 평균 3.08% 움직인다는 뜻이다. 스무 번에 한 번은 7.73%를 넘는다.

가장 심했던 구간은 2022년 10월 25일부터 2023년 1월 17일까지다. 환율이 1,436.6원에서 1,234.0원으로 내려, 같은 달러 금액이 원화로 14.1% 줄었다. 이만한 폭이면 어지간한 계약의 마진이 통째로 사라진다.

그래서 결제 방식을 고를 때 수수료만 비교하면 이 항목이 계산에서 빠진다. 유예 기간이 길어질수록 필요한 것은 더 싼 결제 방식이 아니라 환헤지이거나 더 짧은 유예다.

  • 01

    수수료는 한 번, 환율은 매일

    신용장 수수료는 계약할 때 확정되지만 후지급의 환율 비용은 결제일까지 계속 변한다. 확정 비용과 미확정 비용을 같은 줄에 놓고 비교하면 안 된다.

  • 02

    규칙의 이름을 계약서에

    신용장은 UCP 600, 추심은 URC 522라는 국제 규칙 위에서 돌아간다. 계약서에 준거 규칙이 명시돼 있는지가 분쟁 때 첫 번째 확인 사항이다.

  • 03

    조합의 기술

    한 방식만 고집할 이유가 없다. 선지급 일부에 잔금 L/C, 또는 T/T에 수출보험처럼 조합으로 위험을 배분하는 것이 실무의 표준이다.

실무에서 틀리기 쉬운 지점

첫째, 신용장을 “안전”으로만 읽는 것. 은행이 확약하는 것은 서류가 조건에 맞을 때의 지급이다. UCP 600은 39개 조문으로 그 조건을 규정하는데, 서류에 하자가 생기면 은행은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신용장이 옮겨 주는 것은 수입자의 신용 위험이지 수출자의 서류 작성 위험이 아니다.

둘째, 추심(D/P·D/A)에서 은행이 지급을 보증한다고 여기는 것. URC 522 아래에서 은행은 서류의 전달자이자 대금 교환의 관리자일 뿐이다. 수입자가 인수를 거절하면 화물은 목적항에 남고, 반송이든 재판매든 비용은 수출자가 진다.

셋째, 후지급 T/T의 원가를 수수료로만 계산하는 것. 앞의 표가 그 답이다. 3개월 유예의 평균 환율 변동 3.08%는 대부분의 결제 수수료보다 크다. “수수료를 아꼈다”는 계산은 환율이 유리하게 움직였을 때만 성립한다.

넷째, 신뢰가 쌓였으니 안전장치를 통째로 걷어내는 것. 거래가 쌓이면 후지급 T/T로 옮겨 가는 것이 일반적 경로이지만, 그때 함께 설계해야 할 것이 금액 상한과 무역보험이다. 오래 거래한 상대가 무너질 때 손실이 가장 크다. 금액이 그만큼 커져 있기 때문이다.

자료

  • 국제상업회의소(ICC) ICC Rules: UCP 600 · URC 522 신용장통일규칙 UCP 600은 39개 조문·2007년 7월 1일 발효, 추심통일규칙 URC 522는 1996년 1월 1일 발효
  • 한국은행 ECOS 경제통계시스템: 원/달러 환율 2016-08-24~2026-08-24 일별 2,461개 · 도토리 창고 축적분
  • 도토리경제 자체 분석: 결제 유예 기간별 환율 변동 분포 10년 전 구간을 60거래일(약 3개월) 창으로 밀며 2,401개 구간의 변동률을 계산했다. 실제 결제일은 영업일·휴일 배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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