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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이 지역마다 갈린다…반도체가 서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을 11개 지역으로 나누는 설계안을 공개했다. 남부권은 kWh당 최대 18원 내려가는데 수도권 남부는 0~1원이다. 광역권별 인하 폭을 나란히 놓으면 수출의 중심이 서 있는 자리가 드러난다.

오늘은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공사 공청회에 다녀왔습니다.
전기요금이 지역마다 갈린다…반도체가 서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대표 이미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8월 26일 산업용 전기요금을 11개 지역으로 나누는 설계안을 공개했다. 남부권은 kWh당 최대 18원이 내려간다. 2025년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 181.9원의 약 10%다. 같은 표에서 수도권 남부는 0~1원이다. 요금을 올리는 지역은 없지만, 지역 사이의 간격은 kWh당 최대 18원까지 벌어진다.

최대 18원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폭 (kWh당, 남부권 기준)
2025년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 181.9원의 약 10% · 인하 재원 2조 8천억 원 내외

남부권 △18원, 수도권 남부 0~1원

보도자료가 붙인 그림에는 광역권별 인하 폭이 따로 적혀 있다. 「최대 10% 인하」라는 한 줄보다 이 네 숫자가 제도를 훨씬 정확하게 말해 준다.

광역권인하 폭 (kWh당)해당 지역
남부권약 △13 ~ △18원경상·전라
중부권약 △10 ~ △15원강원·충청
수도권 북부약 △6 ~ △10원서울·경기 북부·인천
수도권 남부약 0 ~ △1원서울·경기 남부

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공사 보도자료(2026.8.26) 2쪽. 제주는 적용 제외.

수도권도 인하를 받는다. 다만 북부와 남부가 갈린다. 수도권 북부는 6~10원을 깎는데 수도권 남부는 사실상 0이다. 네 광역권에서 인하가 없는 자리는 여기 하나다.

이 값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발표자료 9쪽에 나와 있다. 인하 폭은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세 항목의 합이고, 항목마다 깎이는 조건이 다르다.

항목인하 폭무엇을 보는가
송전비용0 ~ 5원광역권별 송전망 이용 비중
전력자급률0 ~ 8원그 지역이 쓰는 만큼 만드는가
균형성장0 ~ 6원지방우대지수·산업위기지역 등

자료: 한국전력공사 공청회 발표자료(2026.8.26) 9쪽. 배전비용은 산정에서 제외됐다. 대표 이미지는 보도자료 2쪽의 설명 그림을 인용한 것이다.

세 항목이 모두 0원부터 시작한다. 송전망을 가장 많이 쓰고, 쓰는 만큼 만들어 내지 못하며, 지방우대 대상도 아닌 지역에서는 세 항목이 동시에 0에 가까워진다. 그 결과가 위 표의 마지막 줄이다.

격차는 한 번 정해지면 한동안 유지된다. 보도자료는 「지역 간 요금 격차는 일정 기간(예: 4년) 유지하여 안정적인 가격 신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입지를 옮길 만큼의 시간을 주겠다는 설계다.

지도는 행정구역이 아니라 전력망을 따라 그어졌다

눈여겨볼 것은 지역을 나눈 기준이다. 시·도 경계가 아니라 송전망 구조가 먼저다. 전국을 전력계통 기준 4개 광역권으로 자르고, 여기에 균형성장 기준 4개 권역을 겹쳐 11개 지역을 만든다.

  • 수도권 남부: 서울·경기 남부
  • 수도권 북부: 서울·경기 북부·인천
  • 중부권: 강원·충청
  • 남부권: 경상·전라

제주는 도서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발표자료는 해외도 행정구역이 아니라 전력시장과 계통 상황을 우선 고려한다고 밝히며 미국(도매 7개)·일본(10개)· 스웨덴(송전혼잡 기준 4개)·영국(도매는 전국 단일, 송배전은 14개 지역)을 나란히 놓았다. 스웨덴은 2011년 지역별 시장으로 전환한 뒤 요금이 싼 북부의 철강 기업이 경쟁력을 얻은 사례로 인용됐다.

  • 01

    출발점은 송전 거리

    수도권 수요의 약 40%를 비수도권이 만들어 보낸다. 그 장거리 송전 비용과 건설 갈등이 이 제도의 출발점이다.

  • 02

    적용 대상은 절반

    산업용 전력은 한전 판매량의 51%(2025년)다. 주택용은 대상이 아니다. 기업 입지 선택을 움직이겠다는 설계다.

  • 03

    요금표가 곧 지도

    기본요금·전력량요금 옆에 「지역별 조정요금」 항목이 새로 붙는다. 전국 단일 요금 체계가 처음으로 갈라진다.

거점도시로 내려보면, 대전은 두 자릿수 인하 구간이다

광역권 이름만으로는 내 사업장이 어디에 드는지 알기 어렵다. 설계안이 밝힌 광역권 구성과 권역 정의에 거점도시를 대응시키면 이렇게 읽힌다.

거점도시광역권광역권 인하 폭권역(설계안 예시 기준)
용인·평택·화성수도권 남부약 0 ~ △1원①권역
인천수도권 북부약 △6 ~ △10원①권역
대전중부권약 △10 ~ △15원②권역
청주·천안중부권약 △10 ~ △15원②·③권역
부산·대구·광주·울산남부권약 △13 ~ △18원②권역

광역권 구성과 인하 폭은 정부 자료 그대로다. 권역 대응은 「①권역 서울·경기·인천 / ②권역 비수도권 광역시 등」이라는 설계안의 정의에 따른 도토리경제의 읽기이며, 자료는 권역 구분을 「추후 확정 예정」으로 밝혔다.

대전은 중부권에 든다. 광역권 기준으로 두 자릿수 인하가 시작되는 구간이고, 수도권 남부와 비교하면 kWh당 9~15원 유리한 자리다. 산업용 전력을 kWh당 181.9원에 쓰는 사업장이라면 5~8% 아끼는 셈이다.

다만 같은 중부권 안에서도 대전이 가장 유리한 자리는 아닐 수 있다. 균형성장 항목은 「④권역에서 ①권역 순서로 낮은 요금」이라고 설계돼 있어, 비수도권 광역시인 대전(②권역)은 그 항목에서 ③·④권역보다 덜 깎인다. 같은 중부권의 청주·천안 주변 시·군이 대전보다 더 큰 인하를 받을 구조다. 설계안이 「충북 내에서도 행정구역별 추가 구분」을 예시로 든 것도 같은 이야기다.

그리고 인하 폭이 곧 지역 경제의 이득은 아니다. 대전은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축으로 연구·개발 기능이 큰 도시라, 같은 kWh당 인하가 대규모 제조 집적지에서 만드는 금액과는 크기가 다르다. 그 차이를 재려면 시·군 단위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필요하고, 그 자료는 도토리 창고에 아직 없다. 방향까지만 말한다.

그런데 수출의 중심은 어디에 서 있나

여기서 우리 통계를 겹쳐 본다. 한국의 월 수출에서 가장 큰 몫을 만드는 것은 반도체다. 관세청 통관 기준 7월 수출은 327.2억 달러로 1년 전의 2.66배였고, 이 한 품목의 흑자가 243.4억 달러였다.

그 생산의 중심인 기흥·화성·평택·용인은 모두 수도권 남부다. 네 광역권 가운데 인하 폭이 0~1원인 유일한 자리다. 요금이 오르지는 않지만 남부권과의 간격이 kWh당 12~18원 벌어진다. 반도체는 전력을 많이 쓰는 산업이고, 그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난다.

정부가 밝힌 취지는 「전력 다소비 산업의 비수도권 투자 유인」이다. 새로 지을 공장에는 분명한 신호다. 다만 이미 지어진 설비는 옮겨 다니지 못한다. 설계안이 말하는 산업경쟁력 회복은 지방 소재 기업의 생산비 부담 완화이고, 그 반대편에 수도권에 묶인 설비가 있다. 어느 쪽이 더 큰지는 이 자료만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여기서 판단을 멈춘다.

실무에서 틀리기 쉬운 지점

첫째, 「비수도권만 내려간다」고 읽는 것. 수도권 북부도 6~10원을 깎는다. 갈리는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아니라 네 광역권이고, 사실상 0인 곳은 수도권 남부 하나다. 전국 평균으로는 부담이 줄지만 개별 기업에는 자기 사업장이 어느 광역권에 있는지가 전부다.

둘째, 확정된 요금표로 읽는 것. 이번에 나온 것은 공청회에 붙인 설계안이다. 4개 권역 구분은 「산업위기지역 등 추가 반영 예정」이고, 재원 2조 8천억 원도 권역 구분에 따라 변동한다고 자료가 명시했다. 숫자를 인용할 때는 잠정이라는 사실을 함께 적어야 한다.

셋째, 주택용까지 갈라진다고 읽는 것. 적용 대상은 산업용 전력뿐이다. 일반 주택은 이번 설계안의 대상이 아니다.

넷째, 요금만 보고 입지를 판단하는 것. 전기요금은 생산비의 한 항목이다. 인력·물류· 협력업체 집적처럼 옮기기 어려운 조건이 함께 있고, 반도체처럼 이 곧 원가인 산업에서는 그 조건들의 무게가 더 크다.

다음에 확인할 것

  • 권역 구분 확정. 4개 광역권은 제시됐지만 4개 권역은 추가 반영 예정 상태다. 이 구분이 확정되는 순간 각 사업장의 실제 인하 폭이 정해진다.
  • 전력시장 지역별 도매가격제. 요금제와 함께 도입되는 짝이다. 발전소에도 지역별 가격 신호를 주는 제도라, 이것이 함께 가는지가 제도의 실효를 가른다.
  • 연내 도입 여부. 정부는 연내 완료를 목표로 고시와 전기요금약관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근거 법률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2024년 6월 시행된 뒤 2년 2개월 만에 나온 설계안이다.

자료

  •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공사 보도자료: 지역 균형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 공개 2026년 8월 26일 배포. 공청회는 같은 날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렸다. 광역권별 인하 폭과 대표 이미지의 설명 그림은 이 자료 2쪽에서 인용했다
  • 기후에너지환경부·한국전력공사 보도자료 2쪽 설명 그림: 광역권별 인하 폭과 전기요금 구조 대표 이미지로 인용했다. 광역권별 인하 폭(남부권 약 △13~18원 · 중부권 △10~15원 · 수도권 북부 △6~10원 · 수도권 남부 0~1원)과 요금 격차 유지 기간(예시 4년)이 이 그림에 적혀 있다
  • 한국전력공사 공청회 발표자료: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 방안 11쪽. 지역 구분, 산정 기준, 인하 폭 구성, 해외 사례를 담고 있다. 인하 폭 구성은 9쪽
  • 도토리경제 자체 정리: 거점도시별 광역권·권역 대응 설계안이 밝힌 광역권 구성(수도권 남부=서울·경기 남부, 수도권 북부=서울·경기 북부·인천, 중부권=강원·충청, 남부권=경상·전라)과 권역 정의(①권역 서울·경기·인천, ②권역 비수도권 광역시 등)에 거점도시를 대응시킨 것이다. 권역 구분은 자료가 「추후 확정 예정」으로 밝힌 상태이므로 확정치가 아니다
  • 관세청 품목별 수출입실적 오픈API HS 8542(집적회로) 월별 수출액·수입액. 도토리 창고 축적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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