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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흐름

환율은 누가 정하나…서울 외환시장의 하루

뉴스의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이라는 문장 뒤의 실제 무대. 은행 간 시장의 구조, 개장부터 마감가까지의 하루, 그리고 새벽 2시까지 열리는 연장 거래를 정리한다.

오늘은 서울 은행 간 외환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환율은 누가 정하나…서울 외환시장의 하루 대표 이미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3.0원에 마감했다”. 도토리경제 기사에도 늘 등장하는 이 문장의 무대는 어디일까. 여의도의 어떤 객장이 아니라, 은행 딜러들이 전자 중개 시스템으로 달러를 사고파는 은행 간 시장이다.

무대, 은행 간 시장이라는 도매시장

개인이 은행 창구에서 환전하는 것은 소매 거래다. 그 소매가격의 뿌리가 되는 도매시장이 은행 간 시장으로, 외국환은행들이 외환중개회사의 시스템을 통해 달러를 거래한다. 수출기업이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은행에 팔고, 수입기업이 결제할 달러를 사는 실수요가 이곳으로 모이고, 그 수급이 가격, 환율을 만든다.

여기서 나오는 값이 둘이다. 매일의 거래를 거래량으로 가중평균해 다음 날 고시하는 , 그리고 15:30 주간 거래 종료 시점의 마감가. 뉴스 속보의 “마감 환율”은 후자, 은행 고시 환율의 중심은 전자다.

하루의 리듬

시간(KST)장면
09:00주간 거래 개장, 밤사이 해외 재료가 한꺼번에 반영되며 변동성이 큰 시간대
오전~오후수출입 실수요와 은행 포지션 거래가 흐름을 만든다
15:30주간 거래 마감, 뉴스의 “마감가”가 여기서 나온다
~익일 02:00연장 거래, 2024년 7월부터 시행. 런던·뉴욕 시간대의 재료가 원화 가격에 실시간 반영

2024년 7월의 거래시간 연장은 구조 변화였다. 이전에는 뉴욕 증시의 급변이 다음 날 아침 9시에 “갭”으로 한꺼번에 반영됐지만, 이제는 밤사이 연장 시장에서 소화된다. 해외 투자자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려는 제도 개편의 일부다.

당국은 무엇을 하나, 가격이 아니라 속도

환율이 급변하면 기사에 “당국 개입 경계”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외환 당국(기획재정부· 한국은행)은 환율의 수준을 정하지 않는다. 다만 쏠림이 과도할 때 매매로 속도를 조절하는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다. 가격은 시장이, 과속 방지턱은 당국이 맡는 분업이다.

  • 01

    숫자의 출처 구분

    마감가(15:30 종가)와 매매기준율(가중평균 고시값)은 다른 숫자다. 도토리경제 차트의 원천은 한국은행 고시 매매기준율이다.

  • 02

    시간대의 성격

    개장 직후는 밤사이 재료의 반영, 마감 무렵은 포지션 정리, 같은 하루에도 변동의 성격이 다르다.

  • 03

    연장 시장 읽기

    밤사이 환율 움직임은 다음 날 아침의 예고편이다. 새벽 2시까지의 흐름이 개장가를 미리 말해 준다.

이 무대에서 하루에 얼마가 움직이나

무대를 알았으니 진폭을 재 볼 차례다. 창고에 쌓인 10년치 원/달러 종가로 연속한 두 거래일의 차이 2,460건을 계산했다.

항목하루 변동폭
평균4.57원
중앙값3.50원
상위 5%13.00원
최대42.30원

보통의 하루는 3~5원 남짓이다. 뉴스가 “환율이 급등했다”고 쓰는 날은 대개 13원을 넘긴 상위 5%의 날이라는 뜻이다.

10년 중 가장 크게 움직인 날은 2020년 3월 20일로, 하루 만에 1,237.8원에서 1,280.1원까지 42.30원이 뛰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 전 세계가 달러를 구하려 몰리던 국면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이 숫자가 종가끼리의 차이라는 것이다. 장중에는 오르내림이 겹치므로 하루 안의 실제 진폭은 이보다 크다. 그리고 최근 1년만 떼어 보면 하루 평균 6.09원으로, 10년 평균보다 큰 국면에 있다.

실무에서 틀리기 쉬운 지점

첫째, 뉴스의 마감가를 내가 환전할 값으로 여기는 것. 마감가는 은행 간 도매 시장의 가격이다. 개인이 창구에서 만나는 값은 매매기준율에 스프레드가 얹힌 소매 가격이고, 현찰이냐 송금이냐에 따라 또 갈린다.

둘째, 「당국 개입」을 가격 결정으로 읽는 것. 가격은 시장이 만들고, 당국이 관여하는 것은 주로 속도다. 스무딩이라는 말이 그 뜻이며, 방향을 되돌리는 장치가 아니다.

셋째, 야간 연장 시간대를 곁가지로 보는 것. 해외 재료는 대개 우리 밤에 나온다. 연장 거래가 새벽 2시까지 열리면서, 아침 개장가는 이미 그 재료를 반영한 값으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전날 마감가와 다음 날 시가의 차이는 그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넷째, 하루치 등락으로 추세를 말하는 것. 위 표대로 3~5원은 보통의 하루다. 평균적인 하루를 「강세」나 「약세」로 해석하면 대부분 소음을 읽는 셈이 된다.

자료

  • 한국은행 ECOS 경제통계시스템: 원/달러 환율 2016-08-24~2026-08-24 일별 2,461개 · 도토리 창고 축적분
  • 도토리경제 자체 분석: 원/달러 일간 변동폭 분포 연속한 두 거래일 종가의 절대차 2,460건. 장중 고저폭이 아니라 종가 기준이므로 하루 안의 실제 진폭은 이보다 크다

수치는 발표 기관 원자료를 파이프라인이 매일 자동 수집한 값이다. 기관 사정으로 사후 정정될 수 있으며, 투자 자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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