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B와 CIF…견적서의 세 글자가 바꾸는 것들
무역 견적서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두 조건. 운임과 보험료를 누가 내는지, 사고가 나면 누구 책임인지가 이 세 글자로 갈린다.
해외 거래처에서 받은 견적서에 “USD 12,000 FOB Busan”이라고 적혀 있다. 옆 회사 견적서에는 “USD 12,800 CIF Long Beach”. 어느 쪽이 싼 걸까? 이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없다면, 오늘 기사가 그 답이다.
두 조건의 핵심 차이
| 구분 | FOB (Free On Board) | CIF (Cost, Insurance and Freight) |
|---|---|---|
| 뜻 | 본선 인도 조건 | 운임·보험료 포함 조건 |
| 판매자가 내는 비용 | 수출통관 + 선적까지 | 수출통관 + 선적 + 해상운임 + 보험료 |
| 위험 이전 시점 | 화물이 본선에 적재된 때 | 동일, 본선에 적재된 때 |
| 가격이 싸 보이는 쪽 | FOB | (운임·보험이 포함돼) 비싸 보임 |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은 CIF의 위험 이전이다. 판매자가 보험료를 내지만, 사고의 위험은 FOB와 똑같이 배에 실리는 순간 구매자에게 넘어간다. 항해 중 화물이 침수되면 청구의 주체는 구매자다(보험증권을 넘겨받았으니까). “CIF니까 도착할 때까지 판매자 책임”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다.
견적 비교는 이렇게
FOB 견적에는 내가 수배할 운임과 보험료를 더해서 비교해야 한다. 부산→LA 운임이 컨테이너당 큰 폭으로 출렁이는 시기에는, 운임 협상력이 있는 대형 판매자의 CIF가 오히려 싼 경우도 많다. 반대로 내가 장기 운송계약(SC)을 가진 대형 화주라면 FOB로 사서 내 운임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조건의 유불리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운임 시황과 협상력의 함수다.
컨테이너 시대의 각주, FCA와 CIP
FOB와 CIF는 원래 재래식 벌크 화물 시절에 만들어진 조건이다. 컨테이너 화물은 항구 터미널(CY)에서 선사에 인도되는데, FOB의 위험 이전 시점(“본선 적재”)과 실제 인도 시점(터미널 반입)이 어긋난다. 그래서 토리의 용어 메모 인코텀즈(Incoterms) 국제상업회의소(ICC)가 정한 무역 조건 약어 체계. 비용과 위험이 어디서 판매자에서 구매자로 넘어가는지를 세 글자로 약속한다. 인코텀즈(Incoterms) 자세히 보기 → 2020은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 FOB 대신 FCA, CIF 대신 CIP를 권장한다. 실무에서는 여전히 FOB/CIF가 관성적으로 쓰이지만, 분쟁이 생기면 이 어긋남이 문제의 씨앗이 된다.
오늘의 결론
견적서의 세 글자는 가격표가 아니라 비용과 위험의 분배 계약이다. 비교할 때는 총 도착비용(landed cost)으로 환산할 것, 컨테이너 화물이라면 FCA/CIP로의 전환을 한 번쯤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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